모코플렉스는 여느 온라인 광고 대행사처럼 광고 수익 증대를 위해 ‘SSP(Supply Side Platform)’를 기반으로 한 툴을 제공하고 있었다. 광고주와 광고 매체를 연결하고 그 사이에 발생하는 수수료로 매출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들은 거기에 안주하지 않았다. 지난 7월, 데이터 분석 시스템 ‘RAT(Realtime Ad Tracker)’를 세상에 선보였다. RAT는 모바일 앱과 웹사이트 방문자 이용행태를 실시간 분석하고 광고 성과를 측정하는 트래킹 솔루션이다.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할 때 꼭 함께 구축하는 구글애널리틱스(GA) 같은 데이터 분석 툴로 이해하면 된다. 이들은 왜 모바일 데이터 분석에 집중하게 됐을까. 모코플렉스에서 데이터 분석 솔루션 컨설팅을 총괄하는 제갈윤승 모코플렉스 비즈팀 이사(사진)를 만났다.

모코플렉스의 주 무기는 ‘애드립’이었다. 수많은 애드 네트워크가 연결돼 있다. 광고주는 애드립을 통해 광고 매체들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 제휴사만 1300개가 넘고 연동된 앱은 6000개에 이른다.

애드 네트워크로 잘 먹고 살 수 있던(?) 모코플렉스다. 모코플렉스는 왜 RAT라는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만들었을까. 이유는 두 가지였다. ‘비용’과 ‘모바일’.

“경기가 좋지 않아요. 광고주들이 마케팅에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들었고,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예산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숫자를 보여줘야 합니다. 예전에는 광고 대행사에 일임하고 ‘알아서 클릭이든 매출이든 확보해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얼마를 투자할 테니 얼마만큼의 매출을 가져와라’고 하죠. 부족한 예산으로 효율을 따지게 되자 데이터 분석이 갖는 가치를 발견하게 된 겁니다.”

RAT는 앱을 이용하는 고객이 ‘앱 설치’ ‘앱 내 제품 보기’ ‘장바구니 이동’ ‘최종 구매’ 등 네 가지 단계 중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를 모두 체크(트래킹)해 광고 성과를 측정한다. 웹에서는 GA튠(Tune), 코차바(Kochava) 같은 훌륭한 분석 툴들이 있으나, 모바일은 상황이 웹 만큼 좋지 않다. 괜찮은 툴을 쓰기 위해서는 비용도 많이 든다.

제갈 이사는 “대체로 많은 모바일 분석 툴들이 앱의 설치, 제품 뷰 정도는 트래킹하고 있습니다”며 “모 유명 회사의 분석툴을 사용할 때 3000만원이 들어가는데, RAT를 이용하면 20만 원에 해결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비용 절감은 고객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웹은 스크립트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방문자(고객)의 경로를 파악하는 것에 제약이 크지 않다. 하지만 모바일 앱은 분석 툴이 있더라도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연동해야 사용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페이스북 같은 거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들이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은 PMD(Preferred Marketing Developer) 인증을 받은 기업들만 페이스북 앱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합니다. 웹 환경과 비교했을 때 앱은 닫혀 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모바일에서 주요 플랫폼들이 열어주지 않으면 이용자들이 어떻게 우리의 광고를 보고 있는지 분석할 방법이 없습니다. 모코플렉스도 PMD 인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모코플렉스는 RAT를 위해 자체 서버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로우(Raw)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트래킹하기 위해 서버 유지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나,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전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사용하는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모 통신사가 최근 리뉴얼한 대중교통 관련 앱에는 RAT를 적용했다. 이 앱은 RAT 외 다른 분석툴은 설치하지 않았다고 한다.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모바일 앱 ‘H몰’도 연동 작업중이다.

“광고를 인벤토리(앱에서 광고 배너가 들어가는 공간)에 배치하더라도, 실제 매출로 전환되지 않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가비지(쓰레기)’가 많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것들을 분석해서 광고주에게 보여주는 서비스는 지금까지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만들었죠.”

RAT를 이용해서 효과를 본 사례도 있다. 제갈 이사는 “애드립을 통해 광고를 진행해온 한 온라인 쇼핑몰이 있었는데 디스플레이 배너를 통해 앱을 설치하는 데 비용이 8000원 정도 들었다”며 “RAT를 통해 3000원까지 줄였다”고 설명했다.

모코플렉스가 분석 툴을 만든 목적은 새로운 애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애드립을 통해서는 연동된 광고 매체 정보, 사용 비용 등을 아는 것이 전부였다. 그 동안은 방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광고주들을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함을 느껴 여기에 DSP(Demand Side Platform) 방식을 추가한 온라인 광고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광고주들이 광고 매체를 이용할 때 클릭당과금(CPC), 노출당과금(CPM) 정도만 알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준비한 것은 DSP 방식의 새로운 플랫폼입니다. ‘얼마를 투자하면 얼마만큼의 매출을 얻을 수 있다’는 등 핵심성과지표(KPI)와 고객생애가치(LTV)를 분석하는 새로운 애드 네트워크죠. 이를 위해 RAT와 연동해야 합니다. RAT가 실시간으로 앱 내 광고 성과를 추적하면, 각 매체나 유저들의 광고반응률을 수집해 광고 단가를 책정하게 됩니다.”

앞으로 데이터 분석이 갖는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에 맞춰 온라인 광고 플랫폼도 꿈틀거리며 변화하고 있다. 모코플렉스는 웹에서 모바일로 광고 마케팅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격변기에 맞춤형, 개인화된 성과를 측정해 광고주와 매체의 연결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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