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이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온라인 뉴스 사이트 등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에는 더욱 그러하다. 방문자들의 시선이 몰리는 제품, 콘텐츠가 무엇인지 분석하면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 분석 환경도 마련돼 있다. 구글 애널리틱스(GA)와 같은 무료 툴도 훌륭하다. 하지만 분석 사례를 찾는 건 하늘에 별 따기다. 분석이 어려워서다. 온라인 광고 대행사들이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분석 영역을 공략한다. 애드오피도 GA 교육을 시작했다. 광고 솔루션 구축 업체가 데이터 분석 방법을 가르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9월 12일 애드오피에서 GA를 전담하는 김경민 매니저(사진)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사이트 광고 수익이 잘 나오도록하는 게 주 업무입니다. 구글 애드센스를 통해 광고 위치를 잡아주면서 최고의 수익을 낼 수 있게 하고 있죠. 검색엔진최적화(SEO)도 합니다. 원래 GA는 저희 주 업무가 아니었습니다. 서비스 차원에서 하고 있던 일이죠. 그런데 일이 커졌습니다.”

애드오피는 온라인 광고 대행 업체다. 웹사이트에 게재되는 광고들을 최적화된 위치에 배치해 효과를 높이는 일을 주로 한다. 그런데 고객사들은 광고 최적화와 함께 서비스로 설치해준 GA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데이터 분석에 관심을 가진 곳들이 하나둘씩 애드오피에 GA 설치를 요청했다.

김경민 매니저는 “우리가 하는 일은 계정 생성부터 추적코드(GATC)를 심는 것”이라며 “GA 설치, 컨설팅 등 기본적인 부분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드오피는 고객사가 정확하고 손쉽게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도록 GA 최적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데이터가 집계되면 누락된 게 없는지 확인한다. 방문 흔적(Referrer) 체크, 내부 아이디 필터링, 맞춤 보고서 생성도 담당한다. 하지만 김 매니저는 데이터 분석은 사이트를 운영하는 곳이 직접 해야 효과가 있다고 귀띔했다.

“고객사들이 직접 자기 사이트에 들어온 이용자 흐름을 파악해야 합니다. 직접 운영하지 않으면서 사이트에 유입된 이용자들의 성향을 파악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고객사들이 데이터를 더 잘 볼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가령 ‘유입 고객 데이터를 성별로 정리하는 법을 알려달라’고 요청하면 GA 대시보드에서 이 기능을 구현하도록 설정을 바꾸는 일을 하는 거죠.”

GA 최적화를 돕기 시작하면서 애드오피는 여러 기회들을 맞이하게 된다. 올해 3월 구글 웹로그 분석 인증 파트너십(GACP)을 맺었다. 실무자 전원(4명)이 웹로그 분석 전문가(GAIQ) 자격 인증을 통과했다. 구글에서 제안한 인원(2명)보다 2배 많은 숫자였다. 현재는 전체 인원(20명)에서 수습 4명을 제외하고 모두 GAIQ를 갖고 있다. 김 매니저는 “수습 통과 기준이 GAIQ”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6월에 국내에서 두 번째로 구글 애널리틱스 프리미엄(GAP) 공식 파트너가 됐다. GACP가 된 후 구글과 화상회의를 하던 중 GAP 담당자가 관심을 보여서 자격 심사에 지원하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GA를 이용한 분석력을 구글이 인정한 것이다.

김 매니저는 “구글에 리포트를 제출한 뒤 서류, 기술 심사 등을 거쳐 통과한 곳들이 받게 되는 자격증들”이라고 설명했다.

▲ 애드오피

데이터 분석으로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그는 몇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모 연예 기획사 페이지 광고 최적화를 하면서 GA를 이용했습니다. 당시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A배우와 관련된 유입 데이터를 봤는데요. 남미, 특히 페루의 비중이 높았습니다. 페루 콘서트를 기획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고, 성공리에 콘서트가 끝났죠. 인터넷 언론 사례도 있습니다. 페이지에 노출된 기자명을 추출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을 적용했는데요. PV는 높은데, 광고 효율은 낮은 기사가 있는 반면, PV는 낮지만 광고 효율이 높은 경우를 발견했죠. 담당자는 ‘기자가 이 사실을 알면 안 되겠는데’라며 웃더군요.”

GA를 사용해야 하는 건 단순히 매출 증진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사이트를 개편할 때도 데이터 분석은 필요하다”면서 “페이지 내 이용자들의 클릭 변화를 통해 개편 후 메뉴 효용도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애드오피는 데이터 분석과 관련해 많은 요청을 받고 있다.

“언론사, 커뮤니티, 게임,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데이터 분석이 필수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컨설팅을 하다보면 이러한 것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죠. 당장에 돈을 어디서 버는지 알고 싶어하는 등 단기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데이터로 얻어낼 수 있는 가치를 생각하면 아쉬운 현실이기도 하죠.”

가끔 직접 로그를 보고 분석해서 운영까지 해보면 어떠냐는 제안이 있지만 정중히 거절한다. 다만 애드오피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GA를 가르치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소규모로 이뤄지며, 고객사들을 우선으로 가르치고 있다. 처음에는 마케터들이 오더니, 필요성을 인지한 후에는 기획자와 개발자들이 교육에 참여 중이다.

김 매니저는 “고객사는 모두 무료로 가르친다”며 “요즘에는 제휴하지 않은 업체들로부터 강의료를 줄 테니 방문해서 GA를 가르쳐달라는 요청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교육 커리큘럼은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뉜다. 초급반에서는 ‘GA가 무엇인가’ ‘GA 세팅법’ 등을 가르친다. 중급반에서는 ‘필터 사용법’ ‘고급 세그먼트 나누기’ ‘맞춤 보고서 설정’ ‘전자 상거래 코드 설정’ ‘맞춤변수 설정’ 등을 교육한다. 고급반은 외부 캠페인 분석을 중심으로 한 커리큘럼을 제작하고 있다.

“애드오피는 외부 업체이기 때문에 내부 사정에 맞는 분석을 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간극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부에서 필요를 인지해야 하는 겁니다. 실제로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나, 자사의 일일 트래픽조차 모르는 업체들이 많습니다. 한 번 컨설팅했다고 성과가 나오지 않더군요. 그래서 GA를 가르치자고 결심하게 됐죠. 데이터 분석 영역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된 겁니다. 더욱 확대해 제휴사가 아닌 곳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 애드오피에서 진행한 GA 중급 교육 현장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데이터 분석을 잘할 수 있는 방법도 이야기로 풀었다.

“데이터를 잘 이해하는 게 가장 기본적인 조건입니다. 왜 분석해야 하는지, 어떻게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죠. 경영진 자세도 중요합니다. 데이터 분석이 갖는 가치를 이해하는 동시에,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저 사람(데이터 분석가)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월급은 줄 수 있는 배짱이랄까요(웃음).”

김 매니저는 개발자 출신이다. 3년 정도 웹개발을 했다. 전자상거래 영역에서도 일했다. 가격 비교사이트에서 근무하면서 가격 등록 페이지와 어드민 페이지를 만들었다. GA는 애드오피에 와서 처음으로 공부했다. 추적코드(GATC)나 에드센스 광고 코드를 심는 업무는 기본적으로 할 수 있었다. 웹개발과 전자상거래 영역의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애드오피는 김 매니저를 영입하고 GA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개발과 기획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그의 손아귀에서 펼쳐질 데이터 인사이트를 기대해본다.

[유재석의 데이터 인사이트] 데이터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갑니다.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인터넷 서비스, 사물인터넷(IoT), 스타트업 등 모든 분야에서 데이터로 인사이트를 만드는 사람들을 인터뷰합니다. 관심 있는 분은 edit@imaso.co.kr로 연락주세요.